2010. 9. 13.

저자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을 역임하고 현재 과학문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과학 저술가로서 첨단과학, 공학 지식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독창적이고 흥미롭게 소개해 왔다. 저서로 <사람과 컴퓨터>, <미래는 어떻게 존재하는가> 등이 있다.


내용 신화와 전설 속에 등장하는 로봇부터 미래의 로봇까지 로봇의 과거, 현재, 미래를 조망하는 책이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놋쇠로 만든 거인 탈로스와 상아로 조각한 갈라테아, 중국 도가 경전인 <열자>에 나오는 춤추는 인형 등은 현대 로봇 개념과 유사한 상상의 산물이다. 이러한 상상이 실제로 구현된 가장 초보적 형태는 자동인형이다. 이 밖에도 18세기에는 체스 두는 인형, 필기하거나 연주하는 인형 등 여러 가지 자동인형이 제작되었다.

1946년 세계 최초의 디지털 컴퓨터 에니악(ENIAC)이 발명되었는데, 이는 로봇공학이 급속히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1965년 인텔 회장 고든 무어는 실리콘 칩에 집적되는 전자소자의 수량이 해마다 두 배씩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의 예상은 거의 적중해 1965년 칩 하나에 64개 들어 있던 트랜지스터는 1999년에는 2800만개가 집적될 정도로 가파르게 진보했다.

로봇 제작 초창기에는 고정된 상태로 단순한 작업을 반복 수행하는 형태로 고안됐으나, 현재는 인간과 비슷하게 이족 보행으로 이동하는 로봇, 시각 및 음성 인식 능력을 갖추고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로봇 등 더욱 정교한 기능을 갖춘 로봇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군사 작전, 의료, 우주 탐사 등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로봇, 인간을 꿈꾸다>
이종호 지음
문화유람

저자 과학 관련 논문 100여편, 저서 40여권을 저술하며 과학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저서로 <과학으로 여는 세계 불가사의 1·2·3>, <세계사를 뒤흔든 발굴>, <세계 최고의 우리 문화유산>, <한국의 과학기술 이야기 1·2> 등이 있다.

내용 저자가 <사이언스타임즈>에 연재했던 ‘로봇의 반란’을 새로 엮어 펴낸 책이다. 로봇의 기원, 컴퓨터의 발달 과정, 만화에 등장하는 로봇의 종류 및 특징, 사이보그와 안드로이드 등 로봇과 관련된 상식을 흥미진진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 밖에 진화 과정에서 성 선택의 개입, 인간 기억의 비밀, 지능의 의미 등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논의는 인간의 특성을 파악하는 작업으로, 인간과 비슷한 로봇을 만들어 내기 위해 반드시 규명돼야 하는 과정이다.

한스 모라벡 교수(카네기멜런대학 로봇연구소)는 로봇이 단순히 인간이 할 수 없거나 하기 힘든 일을 대신하는 수동적인 기계가 아니라, 스스로 다른 로봇을 설계하고 생산하는 과정을 주도해 인간과 다른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런데 이처럼 인간과 로봇이 공진화(共進化: 여러 종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진화해 가는 일. 충매화의 구조와 곤충의 입틀 모양의 진화 등이 있다)하는 세상이 올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로봇을 연구하는 것은 인간에 대한 탐구와 같은 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로봇은 ‘인간과 닮은 존재’를 만들어내기 위한 시도와 노력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영화 〈A.I.〉(미국, 2004)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높아져 많은 해안 도시가 바다에 잠긴 미래세계. 인간은 자원을 소비하지도, 오염물질을 배출하지도 않는 로봇을 발명한다. 이 로봇은 외양만 인간과 흡사한 것이 아니라, 지능과 학습 능력을 갖춘데다 인간이 가진 모든 감정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다.

로봇 제작사 사이버트로닉스사의 하비 박사는 인간과 흡사한 로봇을 만들어낸 당사자이다. 그는 죽은 자신의 아들을 모델로 아동 로봇을 만들었다. 이 로봇은 인간에게 입양되어 자식을 대체할 목적으로 탄생했고, 입양된 후 양부모의 이름이 입력되는 순간 그들을 영원히 사랑하도록 프로그램됐다.

하비 박사가 만든 아동 로봇은 5년째 혼수상태에 빠진 아들을 지켜보고 있는 부부에 입양되고, 우여곡절 끝에 양모한테서 인간에 상응하는 애정을 받게 된다. 이때 아들이 기적적으로 회복되고, 집으로 돌아온 친아들 마틴과 로봇 입양아 데이비드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이 감돌게 된다. 마틴은 데이비드를 질투해 곤경에 빠뜨리고, 억울한 누명을 쓴 데이비드는 집에서 쫓겨나 숲에 버려진다.

데이비드는 푸른 요정을 만나 진짜 사람이 된 피노키오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자신을 사람으로 만들어 줄 푸른 요정을 찾아 헤맨다. 그러던 중 하비 박사를 만나 자신의 정체에 대해 알게 되고 절망한 나머지 바다에 투신해 2000년간 깊은 잠에 빠진다.

주인공 로봇 데이비드는 경험을 통해 학습하기도 하고, 인간이 지닌 모든 감정을 느끼고 표현한다. 상대를 속이거나 해치지 않고 순수하게 사랑하는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영화에서는 ‘플래시 페어’라는 축제를 통해 이처럼 정교하게 만들어진 로봇을 다른 폐기물을 처리하듯 분해해버리는 행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지점을 제공한다.



앞으로 과학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다면 이족보행을 비롯한 일부 문제점들은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로봇이 어느 정도까지 발전할 수 있는가가 관심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미래의 가정에 대해 학자들의 의견은 둘로 나누어진다. 로봇은 절대로 인간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주장과 로봇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주장을 대변하는 것이 사이보그와 안드로이드다.

사이보그가 결론적으로 인간의 두뇌를 대체할 수 없다는 데 초점을 맞춘 반면 안드로이드는 로봇의 한계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먼저 사이보그에 대해 알아보자.

사이보그의 엄밀한 정의는 시스템의 조절이라는 의미의 인공두뇌(Cybernetics)와 유기체(Organism)의 합성어로 기계나 인공장기 등으로 이식된 개조인간을 말한다. 즉, 생물과 기계장치가 결합된 것이다. 사전에서는 ‘생물 본래의 기관과 같은 기능을 조절하고 제어하는 기계장치를 생물에 이식한 결합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므로 자연이 부여한 신체 기능에 조금이라도 인공적인 것을 추가한 사람은 엄밀한 의미에서 사이보그로 분류된다. 금니 하나라도 삽입한 사람은 물론 인공모발을 두피에 심고 빈약한 가슴에 실리콘 보형물을 삽입하며, 보청기, 관절과 일부 장기를 인공물로 대체할 경우 모두 사이보그라고 볼 수 있다.(중략)

좀더 넓게 생각하면 안경을 쓴 사람들도 사이보그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인간의 능력을 보완해주는 것이므로 사이보그 대신 기능적 사이보그 또는 파이보그라고 부른다. 이런 정의에 따르면 자동차, 안경, 휴대전화, 컴퓨터 등도 포함되므로 학자들에 따라서는 인간은 이제 파이보그 사회에 살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심지어는 지구 자체를 파이보그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략)


이들을 인간이라고 부를 수도 있고 기계라 말할 수도 있다. 손발과 기관을 자유로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다. 엄밀한 의미에서 현재도 생체이식이 가능해져 손상된 기관이나 조직을 갈아넣을 수 있지만 로봇, 즉 사이보그 세상이 되면 가까운 장래에 사이보그(파이보그)가 아닌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지 모른다.
학자들이 가까운 장래에 개발되어 파이보그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는 의학적 분야는 다음과 같다고 제시한다.

간장, 심장, 폐, 콩팥, 췌장, 철 또는 뼈로 만든 두개골 판, 수술 부위를 가리기 위한 가발, 실리콘으로 만든 두개골 플러그, 인공 각막, 안구, 콘택트렌즈, 안경, 의치, 귀, 턱, 기관(氣管), 보청기, 뇌에서 물을 뽑아내는 관(管), 후두, 페이스메이커(심장의 고동을 계속시키는 장치), 상박(上膊), 심장 판막, 가슴, 동맥, 팔꿈치의 캡(겉 뚜껑), 복벽(腹壁)의 조각, 팔꿈치의 관절, 엉덩이 관절, 분절(分節)된 인공다리, 넓적다리 받침대, 손가락 관절, 무릎 관절, 무릎 판, 정강이뼈 등.
이상을 보면 인간의 신체에서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상의 모든 부위를 대체한 사람이 있다면 그를 사람으로 대우해야 할지 기계로 보아야 할지 혼동이 올지도 모른다. -이종호, <로봇, 인간을 꿈꾸다>

출처 :  한겨레 신문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405928.html